이제까지의 정보글들을 다 정리해보면,
트레이딩의 세 가지 진리 시리즈
제 1편 확률의 우위
제 2편 자금력의 우위
제 3편 절제의 우위
개인이 할 수 있는 매매 시리즈
제 4편 개인이 투자로 잃는 이유
제 5편 가치투자는 죽었다 I
제 6편 가치투자는 죽었다 II
제 7편 차트매매는 수면에 비친 무지개
제 8편 차트매매 후속편: 자동화 시대, 사람의 우위
현재 개인이 할 수 있는 매매가 무엇인지 찾는 여정에서,
가치투자, 차트매매를 살펴보았으니 이번 9편에서 알고리즘 매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18편 정도까지 쓰고 한숨 쉬다 오려고 합니다
이번 9편은 “알고리즘 매매는 어려운가?”라는게 제목인데
알고리즘 매매는… 말그대로 그냥 어렵습니다
그래서 짧게 커버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알고리즘 매매라고 찾아보면 정의가 굉장히 다양해요
“알고리즘 매매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고, 퀀트 매매는 수학 통계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둘이 겹치기도 하고, 손으로 하는 매매도 통계 모델 쓰면 퀀트 매매다 등등..
혹은 알고리즘 매매는 퀀트 매매의 하위 영역이다, 혹은 그 반대다
그런 식으로 되게 다양한데
여기서는 그냥 개괄적으로 컴퓨터, 수학, 통계 그런 것들을 사용하는 방식들을 다 묶어서 지칭하도록 하겠습니다
분류도 시간축으로 분류해서 초단기, 단기, 중장기 이렇게 나눠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초단기: 초단타 고빈도 매매(HFT: High Frequency Trading)
가장 먼저 하이프리퀀시 트레이딩(HFT)이라고 잘 알려진 초단타 고빈도매매
이건 개인이 하기 어려운 이유가 굉장히 많습니다.
1. 코딩 스킬
이 분야는 단순한 전문가가 아닌, 국가대표급 코딩 스킬이 필요합니다. 이쪽 세계는 1, 2등이 이익을 독식하는 승자 독식의 경향이 있는 생태계기 때문에, 주변의 HFT 트레이더들을 보면 보통 두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1) MIT출신이거나 2)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금상 출신. 프로그램의 실행 속도 단축을 위해 일반적인 코딩이 아닌 기계어 레벨(low-level languages)에서의 코딩 작업을 최고로 효율적으로 할 것을 요구합니다.
2. 초고속 인터넷 속도 필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광섬유는 빛의 속도의 66% 수준을 가지고 있는데, Citadel이나 Jump Trading 같은 시카고의 트레이딩 회사들은 천분의 몇 초를 줄이기 위해 극초단파(microwave) 네트워크를 시카고에서 뉴욕까지 설치합니다. 그렇게 하면 진공에서 빛이 이동하는 속도의 99% 수준까지 인터넷 속도를 올릴 수 있어요. 그렇게 천분의 몇 초로 수익이 결정나는 세계입니다.
3. 최신속 하드웨어 컴퓨터 필요
4. 서버 콜로케이션
거래소에서 사무실까지의 회선에서 나오는 찰나의 딜레이도 줄이기 위해서 추가 비용을 내고 거래소 내에 서버 설치합니다.
5. 실시간 데이터
(짤은 내용과 상관없습니다, 구글에서 호가창 이미지 검색해서 퍼온 것)
매수호가, 매도호가, 거래량 등의 실시간 데이터를 여러 거래소에서 취합해서, 아주 클린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6. 알고리즘
1초에도 수천번 거래하니, 당연히 손으로 하긴 힘드니까 알고리즘, 수학, 통계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초단타의 세계는 당연히 개인이 하기 힘듭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가 되었고, 한국에서는 2015년 즈음부터 미국 회사 출신 한국인들이 진입을 시작하였습니다.
미국 시장의 경우 거래량의 80~90%가 알고리즘이고, 그 중 50%가 이런 HFT라고 하는 통계가 있습니다.
단기 알고리즘 매매
일반적으로 알고리즘 매매라고 하면, 이 영역의 단기 알고리즘 매매를 많이 말씀하십니다.
수십가지 형태가 많아서, 흔한 몇 가지만 커버하겠습니다.
페어 트레이딩(Pairs Trading): 함께 움직이는 상품을 롱/숏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매매방식으로, 중장기적으로 비슷한 트렌드로 움직이는 상품을, 서로의 가격차가 벌어졌을 때 한쪽은 사고 한쪽은 파는 방식입니다.
지수 차익거래(Index Arbitrage): 지수 추종하는 펀드들의 리발란싱 스케줄 전에 매매
코스피나 S&P500지수나 다우존스지수나, 전부 지수를 구성하는 주식들이 있습니다.
그 구성 주식들이 영원히 고정된 것이 아니고, 어떤 주식은 새로 편입되고, 어떤 주식들은 퇴출됩니다.
그럼 이런 지수들을 추종하는 ETF나 펀드들은 그에 맞춰서 주식을 사고 팔아야 합니다.
이런 리발란싱 스케줄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직전에 이런 ETF나 펀드들 앞에서 매매해서 초과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인덱스 ETF나 펀드들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초과수익이 꽤 쏠쏠합니다.
통계적 차익거래(Statistical Arbitrage): 통계적인 회귀 현상으로 차익 거래
Pairs Trading도 엄밀히 말하면 통계적 차익거래의 일부인데
통계적으로 반복되는 그런 패턴이나 회귀 현상을 이용해 차익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 기술적 지표로 시그널 백테스팅, 매매
이 분류는 이름은 다양한데 그냥 마켓 타이밍이라는 명칭을 쓰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개인들이 알고리즘 매매한다고 하면 이 분류를 지칭합니다.
MACD, RSI, 이평선 이런 기술적 지표로 시그널 찾아서, 백테스팅한 후 매매합니다.
그 외에도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알고리즘 매매 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단기 알고리즘 매매들의 요즘 애로사항은,
이런 단기 알고리즘 매매도 매매 빈도가 결코 작은 게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HFT, 앞서 말한 그 초단타 고빈도매매 그런 부서의 진입/체결 도움이 없이 단기적인 알고리즘 매매를 하면
하루에 진입/청산하고 하는 과정에서, 다른 HFT 알고리즘들한테 엄청나게 많은 엣지를 빼앗깁니다.
HFT 알고리즘들은 매수매도호가 들어오는 것들을 분석하면서 몇 틱 상간에 수천 번 거래를 하기 때문에
단기 매매 알고리즘들이 매수 주문을 넣었을 때,
정황상 향후 몇 틱 오를 것이 보이면 HFT들이 매도를 안해주고 매수매도호가를 올리고,
정황상 향후 몇 틱 내릴 것이 보이면 해당 매수주문을 바로 체결시켜 버리는 식입니다
(그보다는 복잡한데 아주 개괄적으로 설명하자면)
이게 몇 틱에 불과하지만, 그게 매매할 때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쌓여서 아픕니다.
주변에 이런 단기 알고리즘 매매를 하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에서는 이런 체결에서 몇 틱씩 손해보는 문제가 너무 심하니까
외부의 다른 HFT 데스크에 수익의 25에서 35%를 떼주고 대신 체결을 맡겨요
근데 25~35%를 떼줘도 안 떼줬을 때보다 더 수익이 높게 나온다 하더라구요
그 정도로 이 HFT 알고리즘들이 활동하는 영역에서 이익내려다 보니까…
체결 과정에서 엣지를 많이 뺏깁니다
그래서 개인들이 이런 기술적 지표로 백테스팅을 해보면
백테스팅 상으로 수익내는 시그널들은 생각보다 찾기가 쉽습니다
근데 그런 시그널들을 막상 시장에 돌리기 시작하면
거래 수수료뿐만 아니고 이러한 체결 문제로 인해서 손실 보는 게 많습니다.
중장기 알고리즘 매매
(이 파트는 알고리즘이라기보단 퀀트라는 용어를 더 쓰기도 합니다)
퀀터멘탈 투자(Quantamental Investing): 펀더멘털 투자, 즉 현금 흐름, 성장 등의 재무제표를 이용한 투자에 수학/통계적 방법론 적용
요즘에는 “퀀터멘탈” 투자, Quantitative + Fundamental의 합성어인데
펀더멘탈 정보, 즉 현금흐름, 성장 등의 재무제표를 이용한 투자에 수학이나 통계적 방법론과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 하는 것들을
요새 퀀터멘탈 인베스팅이라 합니다(Quantitative + Fundamental)
데이터 과학
그 다음에 데이터 과학, 기계학습(머신 러닝), 대안 데이터 등을 이용해서 알파를 서치하기도 합니다.
기계학습은 지난 편에서 설명드렸고, 이 대안 데이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Traditional Data, 전통적 데이터라고 하면 금융계에서 이제까지 사용해온 주가의 가격, 차트, 기술적지표, 그리고 펀더멘탈, 재무제표같은 데이터입니다.
Alternative Data, 대안 데이터라고 하면 기존에 쓰이지 않던 비금융 데이터를 금융계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인공위성 데이터…
월마트의 매출을 예측하고 싶으면
인공위성 데이터를 사용해서 미국 전역에 있는 월마트의 주차장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주차장이 얼마나 가득 차 있는지를 보는 거죠
혹은 원유 같은 경우에는 이제 원유를 저장하는 오일 탱크가 수면에 얼마나 깊게 잠겨 있느냐에 따라서
오일 저장량이 얼마나 되는지, 그 수면에 비친 그림자를 인공위성 사진으로 찍어서
그걸 분석하기도 하구요
그 외에는 아이폰이나 폰의 위치 추적 데이터로 어떤 매장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지
또 웹 트래픽 데이터.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방문하고 검색하는게 무엇인지
심지어 위키피디아 조회수 같은 것도 사용을 합니다
구글 트렌드도 많이 사용하구요
그런 것들을 대안 데이터라고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사용해서 알파를 검색하는데, 알파는 간단히 그냥 초과수익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일반적으로 이런 식으로 알파를 찾으려면, 대안 데이터도 필요하지만
팩터(Factor) 데이터도 구매를 해야 돼요.
Barra라는 곳에서 주로 많이 사는데 이거는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은 아닙니다.
이거를 구매하실 거면 그냥 그걸로 부자 되시면 되구요…
팩터가 뭐냐면…
“이미 시장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요소”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뉴스 데이터로 주식 투자하는 전략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뉴스 데이터를 이용해 센티먼트(sentiment) 모델을 만들었어요
센티먼트 모델이라함은 어떤 기사의 뉘앙스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알려주는 모델입니다.
그 만든 모델로, 페이스북과 구글에 대해서 신문기사들을 분석해 봤더니
긍정적인 센티먼트들이 많이 나왔고 그 이후 주가도 상승했어요
그리고 포드랑 현대자동차에 대해서 신문 기사들도 데이터로 분석해 보니까
부정 점수들이 많이 나왔는데 주가도 그 이후 하락했어요
이 결과를 놓고, 오 이제 이 센티먼트 모델을 이용해서 투자를 하겠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시면 페북/구글은 기술주고 포드/현대는 자동차주입니다.
그런 “섹터”라는 팩터가 작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팩터는 수백 수천 개가 있습니다
가치, 캐리, 모멘텀 팩터 등등
그래서 새로 찾아낸 알파가 주식에 진정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으면
주식 가격움직임에서 기존에 잘 알려진 모든 팩터들에서 오는 움직임들을 다 빼고 난 후,
남은 움직임에다 알파를 테스팅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결국은…
알파를 찾기 위한 데이터 비용도 많이 들고
팩터 데이터 비용도 많이 들고…
게다가 이렇게 알파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전략들은 자금력이 매우 커야 합니다.
그래서 개인이 불가능해요
이제까지 이야기를 요약하면,
시간축으로 알고리즘/퀀트 매매를 한번 살펴봤을 때
초단타 고빈도 매매는 인프라 상으로 불가능하고
중장기 알고리즘 매매도 데이터 비용 및 필요 자금력 면에서 불가능하고
단기 알고리즘 매매가 그나마 개인이 가능한 파트인데
HFT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통계 및 코딩 스킬이 많이 필요하고
그 다음 HFT에 내주는 엣지가 꽤 많고
또 지난 차트매매 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패턴은 영원한 게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시그널을 리서치하고 파라미터를 조정해 주고 계속 모니터링을 해 줘야 되기 때문에
취미 수준이 아니고 진지한 시간투자가 필요해요
특히 요즘 퀀토피안, 퀀티악스 같은,
개인이 알고리즘 매매 전략들을 쉽게 백테스팅하고 쉽게 코딩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많이 보편화가 돼 가지고
진입장벽도 굉장히 낮아졌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경쟁이 치열해 지니까 살아남기가 힘들고
일반화된 통계는 없지만 몇몇 소수 통계 찾은 거에 따르면
약 95%의 개인 알고리즘 트레이더가 실패한다고 해요
그런 분야구요
취미로 코딩해서… 돌려놓으면 신경안쓰고 있어도 부자만들어주는 그런 꿈의 영역은 아닙니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알고리즘 매매로 개인이 돈을 버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매우 어렵다
제가 가치투자, 차트매매에 이어 이 글을 쓰면서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가치 투자로도 개인이 초과 수익낼 수 있고
차트매매로도 개인이 수익낼 수 있고
알고리즘 매매도 개인이 할 수 있습니다
근데 할수 있는 것과 어려운 것은 또 다른 얘기죠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2020년 가치투자가 이만큼 보편화된 시기에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그런 초과수익을 내기가 힘들고
차트 매매는 수익 자체를 내기가 힘들고
알고리즘 매매는 아예 시작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5편부터 9편에 걸쳐,
왜 가치투자, 차트매매, 알고매매가 어려운지에 대해 알아봤는데
이 놈의 새끼가 뭐 맨날 어렵다 어렵다
이것도 어렵고 저것도 어렵다하면 도대체 그럼 뭘 하란 말이냐
투자하지 말란 말이냐
이런 생각이 드실 때가 됐는데…
…
…
그래서 드디어 다음 10편에서는 도대체 그러면 개인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개인이 할 수 있는 매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한 번 다뤄 보겠습니다
10편 다음의 11편에서는 저의 매매 방식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공개하면 안 되는 비법들을 다 공개하겠다는 말은 아니구요
어떤 프레임 워크인지 정도를 제가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0편 개미가 기관에게 지지않는 방법 8가지
https://youtu.be/1jN0fCsrZj8
11편 가설 매매라는 방식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