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5년, 폰티노이 전투. Battle of Fontenoy.
프랑스 왕국군 vs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하노버 연합군과의 전투. 연합군 5만 2천에 대포 101문, 프랑스군 5만에 대포 110문이 격돌한 대규모의 전투였음. 나폴레옹 시대에 가면 15만규모의 전투도 제법 나오지만 이때 기준으로는 대전투임. 당시 몰락가는 스페인에 비해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라는 전세계 1,2,3위의 열강이 펼치는 올스타전이었음. 육군 교리와 훈련, 전술의 끝판왕을 달렸던 세계 최강국들의 올스타전 전투를 한번 들여다보도록 하자.
게다가 그 전투 와중에 양군 최정예인 제 1근위연대끼리 마주치는 에이스 결정전이 있었으니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이 가지?
전투중 영국 제 1 근위연대가 프랑스 근위대랑 마주함. 양 부대는 총을 쏘지 않고 그냥 걸어서 가까워졌음.
서로 목소리가 들릴 거리가 되자 영국 근위연대 지휘관 로드 헤이가 앞장서서 나가 소리침 : “우리는 영국 근위대들이오! 우리가 접근할때까지 도망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으면 좋겠구려! 더팅겐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헬더강에서 헤엄치는 대신 말이오!”
서로 30걸음(22.8m)까지 두 부대가 접근함. 영국 근위대 장교들이 모자를 벗어 프랑스 근위대에게 예의를 표함. 프랑스군 장교들도 똑같이 화답함.
로드 헤이가 다시 소리침: “프랑스 신사분들이여, 먼저 사격하시오!”
프랑스군 지휘관이었던 어터로체 백작이 답변함: “영국 신사분들, 우리는 절대로 먼저 사격하는 법이 없소. 그쪽이 먼저 사격하시오!”
(서로 먼저 사격하라고 하는 지휘관들. 대포때문인지 이미 죽은 병사도 보인다.)
둘다 사격 안하고 실랑이가 벌어짐. 결국 프랑스군이 먼저 사격하기로 하고 사격함. 대부분이 빗나갔음. 그런데 운좋게도 영국군 장군 중 하나인 조지 처칠 장군이 맞아서 부상당하고 낙마함. 사격으로 반격해야 하는데 영국군 사이에 혼란이 퍼져서 쏘지 못하고 우왕좌왕함. 그때 이를 묵묵히 지켜보던 영국군 대위인 로드 팬뮤어가 명령 없이 그냥 혼란에 빠지지 않은 3대대 근위대를 이끌고 프랑스군을 향해 행진하기 시작함. 프랑스측은 계속 사격하고 있었는데 여태 영국측은 한발의 총도 안쏨.
그걸 보고 근위연대와 연합군 병사들도 따라서 돌격을함. 돌격하면서 당연히 장전된 한발은 쏨.
그리고 그 돌격에 프랑스군 근위대가 그대로 무너짐. 무려 700~800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내고 도주함. 이날 프랑스가 입은 7~8천명의 사상자 중 10%가 넘는 커다란 손실이었음.
하지만 결국에 전투는 프랑스가 대승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