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말할 것도 없이 상대 비행장에 폭탄을 어떻게든 떨구는거임. 미사일이든 전투기든… 전투기가 파괴되면 대박이고, 설령 전투기가 파괴되지 않더라도 관제시설/레이더/활주로 등의 필수 시설이 파괴되면 해당 기지의 전투기들은 출격이 불가능하게 되니까. 이걸 가장 잘 보여준 예가 3차 중동전쟁에서의 이스라엘 공군인데, 이스라엘 공군은 “포커스 작전”으로 개전 몇시간만에 이집트 공군을 붕괴시키고 단 하루만에 이집트 공군의 절반, 400기 가량을 파괴시킴으로써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었지. 참고로 이걸 흔히 공세제공작전(OCA, Offensive Counter Air)이라고 부름.
2. 그렇다면 공군기지는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가?
당연히 아님. 각국은 공군기지를 지키기 위해서 기본적인 레이더에 더해 각종 대공무기를 설치함으로써 공군기지가 폭격/미사일에 의해 타격당하는 걸 방지하려 함. 한국 공군만 해도 공군기지에 패트리어트와 같은 대공미사일을 설치해서 공격을 막고자 애쓰고 있음.
뿐만 아니라 공격을 혹시나 맞더라도 공격에 의해 피해를 아예 덜 입거나,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지. 전투기 격납고를 아예 철근콘크리트로 도배 때려서 어지간하면 안 뚫리게 만들거나, 구멍난 활주로를 복구하는 훈련들이 이런 노력의 일환임.
(대만의 항공기 격납고… 딱봐도 개튼튼해보이지?)
(한국의 활주로 복구훈련)
특히나 현대에 들어서 급발전한 방공체계는 전투기를 아무생각없이 들이밀면 그대로 날아다니는 관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진일보했음. 당장 위의 이스라엘만 해도 4차 중동전쟁때 3차때 했던 짓 그대로 할려다가 공군력의 10%를 하루만에 잃어버렸을 정도. 따라서 이런 방해를 뚫고 적 공군기지를 타격하기 위해서, 더 나아가 적 영공에서 항공력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방공망을 먼저 제압해야 했고, 따라서 사람들은 이 방공망을 어떻게 하면 잘 때려잡을 수 있는지 연구하기 시작했음.
3. 방공망을 때려잡는 법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함. 어라? 레이더를 교란시키고 그사이에 전투기로 레이더랑 미사일 때려버리면 쟤들 뭐 못하지 않을까? 그래 맞아. 전자전기의 등장이야.
전자전기의 등장으로 이제 드디어 공군은 상대 공군기지를 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음. 전자전기를 통해 일부 공역의 방공망에 구멍을 내고 (이걸 흔히 “적 방공망에 대한 제압”, 더 익숙한 말로는 SEAD/DEAD (Suppression/Destruction of Enemy Air Defense))라고 표현함.) 그 구멍(회랑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긴 함)으로 전투기를 보내서 상대 공군기지를 때려잡으면 완벽하게 임무는 성공하는거지. 바로 SEAD 임무와 제공임무, 타격 임무를 하나로 합친 스트라이크 패키지의 등장이었음.
특히 미국이 이 SEAD에 있어서는 기가 막혔는데, 이런 미공군도 서서히 벽에 직면하기 시작함. 그 벽이 무엇이였나고?
4. 체급과 비용의 한계를 극복하는 법
이 스트라이크 패키지에는 두가지 단점이 있었음. 첫째, 전투기 기반 전자전기는 자체적인 체급이 너무 약함. 출력도 낮고, 운용 고도도 한정될 뿐 아니라 안테나 면적이 낮거든. 이런 한계(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역대부터 시작해서 더 많은 말을 해야하지만 길어지니 생략)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대출력 조기경보레이더에게 아예 출력으로 밀려서 아무것도 못할 위험이 있었지.
둘째가 더 심각한 문젠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듬.
위 짤을 보셈. 폭탄 떨구는 기체는 8기인데 그거 하나 떨어트리겠답시고 41기나 되는 항공기들이 패키지를 이루어서 공격해야 됨. 미군 입장에서는 너무 불합리한 교환인거지. (물론 상대국 입장에서는 투자 크게 해야한다고 불평만 하면 되는 것 자체가 불합리 그자체))
그래서 어떻게 이 한계를 극복했냐고?
스탠드오프 전자전기(SOJ, Stand-Off Jammer)와 스텔스기가 등장한거지.
SOJ의 역할은 간단함. 원거리에서 상대 핵심/대형 레이더를 방해해서 항공기를 지키는 거임. 이런 SOJ는 대형 항공기를 기반으로 보통 개발되므로 체공 고도도 높고, 안테나 크기도 크게 가져갈 수 있으며, 출력도 마음껏 크게 낼 수 있음.
그럼 위 짤과 같이 스탠드 오프 전자전기와 에스코트 전자전기가 만들어놓은 회랑에 스트라이크 편대기가 들어와서 타격을 할 수 있겠지? 그리고 미국은 한술 더떠서 스텔스기까지 만듬으로써 스트라이크 패키지에 필요한 기체 수를 압축하는데 성공했음. 왜냐? 레이더에 안걸리니까 호위기나 전자전기가 필요가 많이 없거든.
게다가 F-35를 예로 들면, 뭐 극단적인 경우긴 한데 필요하다면 F-35만으로 조기경보기, 에스코트 전자전기, 호위기, 공격기 역할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음. 물론 1기가 그걸 다 할수는 없지만, 스트라이크 패키지를 F-35 몇기로 압축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역할이지.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게 F-35가 현재 세계 최고의 전투기로 꼽히는 이유기도 하고.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에서 이러고 있는걸까?
러시아 공군기 목록임. 보다보면 이상한게 느껴지지 않음? EW, 그러니까 전자전기가 3기밖에 없음. 미군보다가 이거 보니까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싶지? 거기에 스텔스기까지 살펴보면 아예 목록에서 보이지도 않음. 그러니까 러시아 공군의 현상태는 좀 심하게 말하면 방공망을 제압할 능력이 결여되어있다 싶지. 그래서 러시아는 전술기로 방공망을 제압할 수 없으니 다른 수단을 동원했음. 그게 뭐냐고?
미사일과 공수부대를 동원해 공항을 공격해 마비시키는 것. 초기에 러시아가 시도한 게 바로 이거였음. 그리고 극초기에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고. 그렇담 왜 러시아는 이제 제공권을 잃기 시작한걸까?
첫째, 이런 방식으로는 미사일의 소모량이 너무 큼.
벌써 러시아는 총 600발의 미사일을 소진했음. 이게 어느정도의 수량이냐면…
보유한 순항 미사일의 90% 수준ㅋㅋㅋㅋ 그럼 왜 이렇게 많은 미사일을 소모했지 싶을텐데 아래를 보면 알게 될거임.
짤 보임? 러시아가 순항미사일로 때린 흔적이 대공시설 근처에 빗겨맞고 대공시설은 멀쩡한거. 이게 미사일을 동원한 SEAD의 약점임. 피해 없이 상대를 때릴수야 있겠지만 제대로 된 피해 평가가 어렵고(확인을 위해서는 전술기를 동원해서 후속 정찰을 감행해야 되는데 마비됐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고?), 그 때문에 더 많은 수량의 미사일을 더 지속적으로 쏟아부어야 하게 됨.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마비가 되질 않으니 결국 러시아가 전투기를 투입하려면 대공미사일이 요격할 수 없는 저공에서 전투기를 운용해야 하고, 그럼?
원래였으면 헬기나 잡고 있었을 휴대용 대공미사일이 월척을 잡게 되는거지.
길게 말했는데 본문의 요점을 줄이면 딱 이거임.
러시아가 개쳐발리는 이유= 전자전기도, 스텔스기도, 충분한 수량의 미사일도 없는 거지국가라
거기에 러시아는 7년간 시리아에 미사일과 정밀탄약을 소모함 ㅋㅋ
러시아 공군 참사의 원인, 5세대 전투기
러시아가 망한 3가지는 이유는
1. 스텔스기가 없음
2. 전자전기도 없음
3. 충분한 양의 정밀탄약과 미사일이 없음.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반대로 말하면 이 셋 중에 하나만 있었어도 러시아 공군이 지금처럼 맨패즈 따위에 귀중한 항공기가 따이는 일은 없었다는거지. 뭐 더 파고 들면 우크라이나의 항공/방공세력을 전쟁 기간 내내 제압하는데 필요한 무지막지한 양의 미사일을 보유한다는 건 불가능하니 1번 아님 2번이 답이였겠다만. 어쨌든 이번 글에서는 1번. 스텔스기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해보려함.
0. 5세대 전술기는 왜 5세대 전술기인가?
아무리 전투기의 세대 구분이 마케팅 용어라지만, 5세대기는 그 이전의 전투기와는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전투기임. 특히 F-35에 와서는 다른 전투기들(랩터를 포함해서!)과는 아예 다른 차원에서 노는 능력을 보여줄 정도. 자 그럼 5세대 전투기가 왜 그렇게 뛰어난지 프삼오를 예시로 해서 보여주려고 함.
1. 스텔스 기능의 전략적 중요성
랩터의 영향으로 스텔스 기능에 대해 공중전에서의 포텐셜이 주로 주목받는 경향이 있는데, 스텔스의 진짜 가치는 지상 타격 능력과 결합할 때 나옴. 당장 세계 최초의 스텔스기인 F-117의 목적부터가 지상 공격이었다는 걸 생각해보자.
스텔스기가 없었다면 적에게 공습을 가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은 수의 기체를 동원해야 됨. F-16C 단 8기가 원거리 타격(Standoff Strike)를 하기 위해 무려 42기의 비행기가 동원되야 하지. 하다못해 제공권 장악(Sweep)을 목적으로 하는 F-15C는 빼고 새더라도 멀리서 미사일 하나 쏴보자고 30기의 항공기가 스트라이크 패키지(Strike Package)로 의무적으로 떠야 함.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이유?
이런 미친 방공망을 뚫으려면 이정도는 해야 뚫을만 했으니까. 우리가 북한의 방공망을 보고 비웃을 수 있는 건 한국과 미국이 그걸 뚫기 위해서 그만한 노력을 했기 때문임. 이런 걸 뚫기 위해 전력 구조를 작정하고 구성 안하다가 전쟁나서 부랴부랴 뚫으려고 하면 러시아 꼴 나는거고. 근데 미공군의 이런 노력이 병신같은 재능낭비로 하루아침에 전락하고 맘. 왜냐고?
이런 놈들이 튀어나오면서 시대가 바뀌었거든. 대공레이더로 많이 쓰이는 단파장 레이더는 흡수하고, 장파장 레이더도 반사각을 제어하면서 탐지를 못하게 만들거나 탐지 거리를 확 줄여버리는 (장파장 레이더만으로는 스텔스기와 교전을 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긴 한데 이건 넘어가고) 스텔스기가 등장하면서 지상공격의 메타는 우르르 몰려가는 조폭 집단에서 깔끔하게 필요한 사람들만 가서 타겟만 닦아버리고 조용히 나오는 프로 암살자 집단으로 변하게 되었음.
바로 이렇게 말이지. 이렇게 스트라이크 패키지가 압축되면서 나타난 효과는 또 있는데 그건 스트라이크 패키지의 실질적인 타격거리가 늘어났다는 거임.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첫째로는 연비를 많이 쳐먹는 저공침투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거임. 우리야 러시아 공군이 저공침투하다가 맨패즈에 전투기 따이는걸 보면서 비웃지만 사실 저공침투는 미국, 이스라엘부터 한국에 이르기까지 보편적으로 쓰이는 공격 기법임. 왜냐고?
거의 모든 대공미사일에는 최저요격고도가 있고, 이 최저 요격 고도 아래로 매우 낮게 날면서 비행하면 이걸 요격할 방법이 없으니까. 게다가 저공으로 날면 지상 지형/구조물로 인해서 레이더에 잡음이 심하게 잡히고, 그래서 탐지도 잘 안됨. 이걸 특히나 잘 써먹은게 오시라크 원전과 이집트 공군을 한큐에 날려먹던 리즈 시절 이스라엘 공군이고. 괜히 항공 전사가들이 이스라엘 공군 빠는게 아님ㅋㅋ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저공 침투의 치명적인 단점은 연비가 개쓰레기가 된다는 거임. 저공으로 가면 공기 밀도가 심해지기 때문에, 당연히 공기저항이 심해지고 연비가 곱창이 나게되지. 거기에 저공침투를 위해서 일정한 지점(waypoint)로 향하면서 항로를 계속 꺾고, 거기서 나는 에너지 소모를 보충하기 위해 애프터버너를 켜야하기 때문에 더더욱. 근데 스텔스기는 레이더 피한답시고 저공으로 갈 필요가 없으니 그냥 여객기마냥 고공에서 편하게 일직선으로 날면서 다녀도 됨. 누가 뭐라할거임? 보이지도 않는데. 거기에 기존 전투기들의 문제점은 한가지 더 있는데, 그건 대기시간임.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우리조차도 많은 사람들을 약속에 불러모으면 한두 명씩 꼭 지각하는 판에, 항공기라고 그러지말라는 법이 있나? 어디가 고장날 수도 있고 사소하게는 조종사가 급똥이 마려울 수도 있겠지. 근데 더 큰 문제는 우리야 10분 기다린다고 큰 문제 안생기지만, 전투기에게 10분이면 서울에서 전주까지도 갈 수 있을만큼 긴 시간이라는 거임. 이 시간 몇 분 늘려먹겠다고 항공기 제작사들이랑 각나라 공군이 무슨 똥꼬쇼를 하고 다니는데…
(미국 자료만 넣으면 심심하니까 소련 스트라이크 패키지도 넣어봄)
근데 문제는 스트라이크 패키지의 특성상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대레이더미사일 탑재 전투기같이 중요한 전투기들이 늦어버리면 출발이 안된다는 거임. 걔들 없이 날라가면 언제 대공미사일 맞고 죽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근데 스텔스기는? 그냥 씹고 가도 큰 문제 안됨. 어차피 탐지부터 힘들거고 교전은 더 힘들건데 뭐 어쩌겠음? 게다가 F-35쯤 가면 누누히 말했듯이 얘는 혼자서 지상 감시, 조기경보부터 제공권 장악, 지상 타격, 적 방공망 공격까지 모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게 가능한 미친 놈이기 때문에 아예 문제가 안됨. 애초에 필요도 없기도 하지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