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미제사건 File] 8. 함평 독극물 비빔밥 사건 (2012)
한국사람들은 음식을 나눠먹는 것을 좋아한다.
한 대접에 있는 음식에 숟가락을 함께 퍼먹는 찌개, 비빔밥 문화는
비록 최근에 와서야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다소 비난받기도 했지만
이 문화가 곧 한국인의 정情과 애愛를 상징한다는 것에는 한국인 누구라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눔의 정이 되려 그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경우도 있겠다.
<사건이 발생한 경로당>
사건은 전라남도 함평의 한 경로당에서 일어났다.
식사를 하던 노인 6명이서 식사를 하다 대뜸 거품을 물고 모두 쓰러진 것이었다.
그들이 먹었던 식사는 비빔밥이었고, 6명 노인들이 각각 가져온 반찬과 재료로
한 대접에 넣어 먹었는데 이것이 곧 화근이 되었다.
그 즉시 노인들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5명의 노인은 급히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었으나,
유난히 비빔밥을 많이 섭취하였던 정모씨(72세)는 별 차도가 없더니
이틀후 생을 달리하고 말았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받고 비빔밥에 어떠한 문제가 있음을 추측,
감식에 들어갔다.
국과수의 감식결과, 비빔밥에는 카바메이트(Cabarmate)계열의 살충제인
‘메소밀(Methomyl)’이 검출되었다.
그러나 메소밀은 농촌에서야 워낙 흔히 쓰이는 농약이었고
무색무취인 특성때문에 가져온 반찬에 실수로 들어있었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농약은 반찬이 아닌 오로지 비비는데 사용된 ‘쌀밥’에서 검출되었고,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밥에 농약을 넣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수사는 별다른 진척없이 끝을 맺었다.
경로당이야 원래 마을회관 같은 곳으로서 동네사람들 전체가 들르는 일이었고
농촌이었던 탓에 CCTV는 일절 보이지 않았으며,
농민이 농약을 구매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일련의 조사방법이 통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직접적인 증거조차 없고, 이렇다할 조사방법조차 없는 상태로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명의 유력 용의자도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