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시작한지 100일도 훨씬 넘었는데 어느쩍도 항복이나 점령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왜 승부가 안나고 소모전으로 접어들면서 질질끄는지 이유를 총 정리해봄
1. 포병
우크라이나군 – 기존의 구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포병전력이 주력이고, 서방이 보내주는 신형 야포와 다련장, 자주포들은 소수임. 이걸 전선 전체에 골고루 보내다보면 간에 기별로 안 갈 정도로만 보내짐.
포탄재고도 부족함. 구소련제 야포들이 쓰는 포탄은 이제 바닥이 보이고 있음. 반면 서방제 야포용 포탄은 계속 들어오는 중이라서 상대적으로 널널함. 우크라이나 정부 발표로는 하루 쏘는 포탄량이 5천발 정도라고 함.
젤렌스키는 러시아군을 몰아내려면 적어도 500대의 MLRS와 1000대의 155mm가 필요하다고 했음.
그래서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띄워서 좌표를 따고 딱 거기만 포격하는 점단위 포격 방식으로 싸우고 있음. 우크라이나군의 숙력도와 맵핵 드론의 시너지를 할휘하여 정말 잘 싸우고 있음. 건물 사이에 숨겨놓은 적 기갑차량만 잡고 건물 피해는 최소화하는 수준임.
대포병사격도 매우 빨라서 거의 1분만에 대응사격을 하여 잡아낼 정도.
러시아군, 얘네는 일단 쪽수가 어마무시하게 많음. 야포, 자주포, 다련장 다 합치면 단순히 화력전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그냥 씹어먹을 수 있는 전력임.
포탄재고 역시 지난 반세기간 축적해둔 걸 다 꺼내와서 쓰고 있어서 미칠듯이 넘쳐남. (현재 러시아 포병대가 쓰는 포탄들은 1960년대에 생산된 것들임.) 얘네는 하루 사용탄수가 5만~6만발임. 한국전쟁 때 밴플리트 보급하고 비슷한 수준임.
현재 보병전투력에서도 밀리고, 방공과 제공우세권도 비등비등하고, 미사일도 거의 다 써버린 와중에 러시아가 유이하게 우크라이나군을 압도할수 있는 분야가 바로 포병임.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포병들의 숙력도 바닥임. 표적획득도 제대로 안하고, 오차수정도 제대로 안하고, 그저 쏘라는대로 쏘기만 할 뿐임. 그러다보니 명중탄보다 다른데 떨어지는 포탄이 더 많음. 탄 오차범위가 km단위라고 하니 말 다했음. 전방에서 아군포격에 맞아 죽는 러시아군들도 꽤 많다고 함.
사용하는 야포도 1950년대에 만들어진 것들은 짤처럼 쏘다가 포신이 폭발하는 등 노후화 문제도 있음.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군처럼 드론으로 좌표만 따서 핀포인트 타격을 하는 경우도 간혹 존재하는데, 정말정말 간혹 존재함. 그 정도 실력을 가진 애들이 매우 드믐.
그래서 러시아군은 그냥 소련시절 교리를 그대로 적용하여 면단위 포격을 하는 것으로 퉁치고 있음. 일단 숫자가 많으니까 존나게 쏴대면 어찌저찌 박살은 낼 수 있으니까. 마리우폴과 세베르도네츠크에서도 단순히 전차와 보병을 밀어넣으면 갈리니까 그냥 평탄화를 시키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음. 국내언론이 보도하는 내용이 바로 이거임.
2. 기계화 비율
우크라이나군 – 전쟁발발 직후 예비군까지 소집해서 현재 병력은 90만이 있음. 그런데 전선에서 이들을 태우고 다닐 기갑장비들이 부족함. 철도랑 트럭으로 전선까지 보낼 순 있어도 러시아군을 쫒아내면서 진격해야 할 땐 우크라이나군들 대부분이 걸어가거나 일반 승용차를 타고 가야 함. 포탄이 떨어질수도 있고 총알이 날아올수도 있으니 장갑차 같은 방탄차량이 필요한데 그런게 너무 부족함.
러시아군한테서 그렇게나 많이 노획했지만 그래도 부족함.
그래서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유럽 전체에서 중고차들을 기부받고 있음. 총알 못 막아도 되니까 그냥 굴러만 가는거 달라는 거임.
방어전을 치룰때는 그냥 밀려오는 애들을 잡으면 되지만, 반격으로 진격해야 할 때는 이런 기동력의 부재가 우크라이나군의 발목을 잡고 있음.
러시아군 – 1번과 똑같이 얘네는 보유한 기갑장비가 넘쳐남. 이것 또한 소련의 유산임. 냉전기 소련군의 작계가 수백만 대군이 동유럽을 지나 서유럽으로 뚫고 들어가는 거였기 때문에 그 많은 병력을 실어나를 장비를 미친듯이 뽑아냈음.
우크라이나는 이런 기갑장비들을 상당수 스크랩하거나 타국에 팔았지만 러시아는 이것들을 언젠가는 써먹을 날이 있을거라고 여기며 계속 쥐고 있었음.
그중 700대 이상이 개전 초에 터져나갔지만 아직도 그걸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로 어마무시하게 많음. 단순치장물자만 따져도 만단위로 보유 중임. 물론 당장 몰 수 있는 건 많이 없기 때문에 60년대에 만들어진 전차랑 장갑차도 가져오는 판국임.
(이제 러시아군은 단순히 굴러가고 포만 쏠 수 있으면 전차라고 여기는 상태임.)
개전 초 우크라이나군에게는 2번의 기회가 있었음. 첫번째는 호스토멜과 부차에서 돈좌된 러시아군을 포위한 것과, 두번째는 체르니히우에서 키이우로 가려던 러시아군을 양쪽에서 포위했던 거임.
그런데 이 포위망은 결국 닫히지 못함. 왜냐하면 저 위의 2개 때문임,
우크라이나군들이 거점방어에 성공하여 러시아군을 감싸는 형세를 만들어도 공세를 나갈 장비와 보병을 실어나를 차량이 부족함. 그리고 러시아군은 압도적인 포병화력으로 우크라이나군이 기어나오지 못하게 화망을 형성하여 시간을 범. 그 사이 남은 러시아군들은 자신들의 장비를 타고 빠르게 후퇴해버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빠져나간 자리를 뒤늦게 쫒아가지만 포위섬멸을 할 시기를 놓치고 맘. 만약 무리를 해서 추격한다면 오히려 역으로 포격을 뒤집어 쓰게 됨.
하지만 그렇다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뚫고 나가기엔 방어선이 너무 튼튼함. 그래서 그냥 멀리서 포격으로 미친듯이 두들겨대며 약화된 곳에 부대를 들이밀어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거의 없음.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런상황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양측이 밀고 밀리는 현상만 계속될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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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고등학생들의 졸업사진
이 사진이 찍힌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시는 아직도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포격이 날아드는 위험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