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세계대전을 통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은 쇠락하고
멀찍이서 무기장사하던 미국은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파운드화가 달러에게 기축통화의 패권을 넘겨주게된 계기는 ‘브레튼 우즈 체제’였습니다.
금은 오직 달러에. 달러는 모든 전세계 화폐와 연동되는 미국 중심의 금본위제로
기축통화 달러의 지위는 낮아질 줄 몰랐습니다.
그 영광도 잠시. 브레튼 우즈체제 확립 6년 후인 1950년
자본주의의 황금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유럽의 자본/소득 비율 추이입니다.
유럽의 경제성장은 가파른 것에 반해 미국은 정체되어있었고, 무역 적자는 지속되었습니다.
소련과의 냉전도 진행 중이었죠.
상처에 후추라도 뿌리듯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미국은 경상,재정 모두 적자인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지나온 역사를 보았을 때 전쟁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나라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돈을 찍습니다. 미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금 보유량과 상관없이 달러를 있는대로 찍어내자 인플레이션과 달러 가치 하락의 위기를 겪게 되죠.
이 당시 금 보유량의 6배에 달하는 달러가 발행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전의 이야기를 복기해보자면
화폐에서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신뢰’입니다.
브레튼 우즈체제 회원국들은 달러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게되고 하나둘씩 금태환을 요구하게 됩니다.
더 이상 달러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무제한으로 찍어낸 달러를 보증해줄 금은 없었습니다.
1971년 8월 18일.
미국은 달러를 왕좌에 앉혀준 브레튼우즈체제를 스스로 파기하였습니다.
닉슨 쇼크입니다.
달러는 이제 금태환 지폐가 아닙니다. 사실상 금본위제의 끝이라 볼 수 있죠.
이후 금값은 홍콩행 비행기를 탔고 반대로 달러의 가치는 30% 가량 추락하였습니다.
같은 해 12월 18일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G10 재무장관회의가 열립니다.
회원국들은 금에 대한 고정환율 제도를 되살리기로 하였습니다.
금 1온스=38달러로 달러의 가치를 평가절하며 브레튼우즈체제의 존속에 동의하는 스미소니언 협약을 맺습니다.
이는 미국과 달러의 지배에 의해 세계 경제의 평화를 유지하는 ‘팍스 아메리카나, 팍스 달러리움’ 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달러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해 사실상 구색 갖추기용이었던 스미소니언체제 역시 파기됩니다.
금본위제로 패권을 쥔 미국이 스스로 금본위제를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달러는 아직까지 기축통화의 패권을 쥐고 있을까요?
그저 다른 적임자가 없기 때문일까요?
달러가 다시 기축통화의 패권을 잡으려면 간단합니다. 다시 달러의 수요를 늘리면 됩니다.
금본위제로 돌아가면 되죠.
그러려면 전세계에서 다시 금을 수입하거나 이미 뿌려진 달러를 금 보유량과 맞게 소거해야합니다.
둘다 불가능합니다.
금을 대신할 다른 무언가가 있다면 어떨까요?
황금을 대신할 또 다른 황금이 나타났습니다.
1973년 10월 6일 ‘욤키푸르’ 유대인들의 최대 명절인 속죄의 날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날 금식을 하고 하나님께 죄를 회개하며 용서와 화해를 실천합니다.
최대 명절인 만큼 공휴일의 개념이었고 대다수의 군인들 또한 휴가를 보내고있었습니다.
심지어 핸드폰도 꺼놓고 TV,라디오 시청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빈틈을 노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를 건너 시나이반도를, 시리아는 수많은 전차를 앞세워 골란고원을 돌파하며
4차 중동전쟁. 욤키푸르 전쟁이 발발합니다. 이 전쟁은 미국의 군사지원과 UN의 중재안으로 인해 서로 피해만 본.
승자 없는 전쟁으로 마무리 됩니다.
전쟁 이후 아랍 산유국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한 것에 대한 정치적 보복으로
‘미국 석유수출 전면금지’ 라는 조치를 취했고
이로 인해 1973년 초 배럴당 3달러였던 국제유가는 1년 사이 12달러까지 폭등합니다.
1차 오일쇼크입니다.
여기서 미국은 두번째 황금.
황금보다 귀한 ‘검은 황금’을 찾습니다. 바로 석유입니다.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 파이살 국왕과 회담 중인 헨리 키신저
1973년 11월 8일, 미국의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는 사우디의 파이살 국왕을 찾아가 회담을 나누었습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 보호와 소련,이라크,이란과 같은 외부 적대국가들로부터
군사적으로 보호해줄 것을 약속했는데 이에 대한 조건은 간단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원유 수출은 달러로 결제할 것.’
왜 하필 사우디일까요?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의 맹주입니다. 세계 원유의 25%가 매장된 원유 최대 생산국이기 때문이지요.
전세계의 원유 25%를 달러로만 결제한다. 석유를 보유하지 않으나 석유를 결제할 수단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OPEC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동일한 협정을 맺습니다.
얼마나 간편합니까? 금본위제에서는 금을 보유해야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금도 석유도 보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쨋든 달러가 필요하니까요.
1970년대 이후 전세계에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지며 석유 수요는 더욱 늘어났습니다.
미국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절대적 조건. 전세계의 폭발적인 달러 수요가 성립되었습니다.
‘페트로 달러’ 라는 신의 한수로 달러는 화폐 대통령 자리에 재임하게됩니다.
7편)기축통화. 도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