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에 노출되면 사람은 어떻게 될까(Feat. 도카이무라 방사선 피폭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HBO의 미니시리즈 체르노빌이 인기를 끌었고(나도 재미있게 보았다.)
일본 도쿄올림픽과 맞물려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리고 이번에는 러시아의 핵추진체 미사일이 폭발하는등 방사능과 핵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 방사능이 사람에게 노출이 되면 어떻게 될까?
일단 방사선이 뭘까?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를 두고 우리는 원자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히는 원자보다도 더 작게 쪼갤 수가 있는데
이때 쪼개지며 방출되는 입자선 혹은 전자기파를 두고 우리는 방사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방사능이라고 한다.
위의 체르노빌 트레일러에서 총알이라는 비유를 썼는데
방사선은 총알, 방사능은 총이라고 비유를 해 볼 수 있겠다.
방사능의 종류로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중선자선, X선등 여러가지의 전자기파와 입자선이 있는데 각자 특성이 조금 씩 다르다.
물론 뭘 맞아도 몸에는 해롭다.
알파선은 관통력이 제일 약하다. 종이 한장에 막히는 것을 볼수 있지만, 직접 노출이 되면 암발생 확률이 제일 높다.
감마선은 관통력과 파괴력 둘다 강력하다.
중선자선은 다른 원자를 강하게 때려서 그 원자를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능 물질로 만든다.
원자력 발전소와 핵무기는 모두 이런 연쇄효과를 이용한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이런 방사선은 우리몸에 매우매우 해롭다.
방사선이라는 총알이 우리 몸에 들어가게 되면 세포의 DNA의 염기서열을 끊어버리고 망가뜨린다.
DNA가 망가지면 어떻게 될까?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의 몸의 신호 체계가 박살이 난다고 보면 된다.
신경세포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포는 수명이 다하면 주기적으로 교체가 된다. 오래된 세포는 때와 각질등 여러가지 형태로 떨어져나가며 새로 만들어진 새포가 자리를 대신하는데
DNA가 이것을 만드는 타이머와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세포의 설계도와 타이머가 고장나버린다.
세포가 죽어서 없어졌지만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 그것이 죽는 이유이다.
세포분열속도와 비교적 수명이 짧은 피부, 머리카락, 위장 부터 해서 몸속의 장기들이 조금씩 떨어져나가며 출혈이 시작되고, 면역체계의 파괴로 균의 무방비상태가 되며, 소화를 담당하는 세포가 없어져서 모든 영양분의 흡수가 불가능해진다.
거기에 백혈구도 고장이 나버려서 주변에 있는 것을 모두 공격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뇌와 신경세포는 피폭이 되어도 작동하기 대문에 맨정신으로 고통을 있는대로 다 받다가 죽게 된다.
1999년 9월 30일 일본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사고로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가 보자
혐주의
왼쪽은 오우치 히사시(당시 35세). 오른쪽은 시노하라 마사토(당시 40세) 이다.
오우치 히사시씨다. 왼쪽은 피폭 직후 병원에서 찍은 사진이며 이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어떻게 될지 짐작조차 못했을 정도로 멀쩡했다. 과연 이때 그는 자신의 운명을 알았을까?
우선 사고 경위는 다음과 같다.
이 둘은 핵연료 재처리 회사의 직원들로, 오우치(A)씨가 깔때기를 잡고 있는동안에 시노하라(B)씨가
농축도 18.8% 의 고농축 질산우라늄을 핵연료 침전조에 들이 붓고 있었다.
정상적으로라면, 임계질량이 넘지 않는 선까지만 천천히 부으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 둘은 회사로부터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교육조차 받은 적이 없었고, 필요한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그냥 주어진 양을 바로, 그대로 침전조에 부어넣었다.
그렇게 7통째를 신명나게 부어 넣는 순간, 침전조 속 질산우라늄의 질량은 임계질량인 16kg을 돌파하면서
파란색 불빛(체렌코프 광)과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핵 연쇄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둘은 즉시 구토증상을 호소하며 기절했다.
이 둘을 감독하고 있던 요코가와 유카타씨가 구조대에 연락을 했고 둘은 즉시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오우치 히사시씨가 맞은 피폭량은 약 16~25시버트, 시노하라 마사토씨의 피폭량은 약 6~12시버트다.
참고로 치사량 50%의 피폭량은 4시버트이며 6시버트 부터는 치사량이 95% 이상인걸 고려했을때, 둘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것이나 다름 없다.
오우치씨가 병원에 들어온 직후 찍은 사진이다.
급성 방사선 증후군의 단계로, 악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너무나도 멀쩡해 보인다.
그저 조금 탄것처럼 보이는데, 귀밑 분비샘이 부풀러 올라 뺨이 부푼거 빼고는 겉으로 보이는게 없다.
하지만 방사선에 매우 취약한 침샘은 이미 파괴되어 침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더이상의 대화나 음식섭취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위 사진은 피폭 후 8일 후 사진인데, 아직 피부세포의 교체가 크게 이루어지기 전이라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
아래 사진은 교체가 일어나는 피부세포가 재생되지 못하고 점점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다.
생체조직검사 후 의사들이 우려하던것이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위는 오우치씨의 골수에 들어있는 염색체의 모습이다.
정상인이라면 위의 사진처럼 염색체들이 X자로 뚜렷이 분리되어 보여야 하는데,
방사선이 염기서열을 모두 다 박살 내버려서 본래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오우치씨의 몸 속 설계도가 전부 불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피부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테이프를 몸에서 떼어내면 피부가 같이 뜯겨져 나왔다.
의료진들은 오우치씨를 위해 일반 의료용 테이프를 더이상 쓸 수 없었다.
오우치씨가 입원 후 46일간의 가슴부위의 변화이다. 보다시피 피부가 죽어 탈락되어도 새로운 피부가 전혀 생성되지 못 했다.
11일 째 오우치씨가 평정을 잃고, “난 기니피그가 아니다!” 라고 의료진에게 소리쳤다.
의료진은 오우치씨가 살 가망이 거의 없다는 걸 인정했지만,
일본 법률에 따라 오우치씨를 안락사하는 걸 고려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치료수단을 동원하여 생명을 연장시키기로했다.
사실 방사선 피폭은 의학적으로 치료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이다.
치료과정(고문과 다름 없는)에서 엄청나게 많은양의 마약성 진통제와 진정제를 투여했는데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오우치씨의 표정에서 고통을 읽어낼 수 있었다. 오우치씨는 이미 피부가 사라져 하루에 20L에 달하는 수분을 잃어버리고 있었고,
가족에게 이식받은 골수와 피부조직은 모두 자리잡지 못 하고 죽어버렸다.
장 내 세포가 죽어 떨어지면서 융털이 사라지고 주름이 모두 사라졌으며, 하루에 3L에 달하는 혈액이 장에서 흘러나왔다.
인체의 근육은 피부와는 달리 교체 주기가 10년에서 15년이다. 따라서 방사선에 그나마 잘견딘다고 할 수 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스스로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오우치씨의 피폭량이 너무나도 높아서 근육조차 견디지 못하고 빠르게 분해되어 뼈에서 떨어져 나갔다.
치료 도중 여러차례의 심정지로 부터 소생술을 받고 생명을 연장하다 83일째 오우치 씨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부검 결과 유일하게 멀쩡한 장기는 오우치씨의 심장 뿐이었다.
이번에는 시노하라 마사토의 경과를 살펴보자
*혐주의
시노하라씨는 오우치씨보다는 피폭량이 적었지만, 이미 그 수치도 치사량을 훌쩍 넘어버린 양이었다.
애초에 과거 체르노빌에서 6시버트 이상의 피폭을 받은 22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더군다나 같이 견디던 오우치씨의 고통과 사망소식을 모를리 없었기에, 그 심적 두려움과 고통은 엄청났을 것이다.
3주까지만 하도 멀쩡해 보이던 손이 빠르게 망가지는 모습이다.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의 손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얼굴의 피부가 완전히 떨어져나가 살갖이 그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시노하라씨도 오우치씨가 겪었던 수순을 그대로 밟았다. 모든 피부가 떨어져 나가고, 장기가 망가졌다.
유전자가 일치하는 조혈모세포 기부자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탯줄에서 추출한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았고,
온몸의 90%에 달하는 범위의 피부이식술을 시행했지만 미상의 이유로 이식된 피부가 자리잡지 못 하고 말라비틀어져 딱딱해졌다.
후에 부검을 위해 피부를 자를 때, 바삭거리는 소리가 날 수준이었다고 한다..
시노하라씨는 피폭사고가 난지 2개월이 지난 2000년 1월까지도 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면역체계의 파괴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한 여러 합병증으로 인해 폐렴, 혈전미세혈관병(혈관길막) 등등 몸이 파괴되어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증상과 병을 지닌 채로 2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몸에 들어 있던 모든 장기란 장기는 오우치씨와 마찬가지로 멀쩡한 것이 거의 없었다.
주치의 중 한명이었던 마에카와씨는 치료과정에서의 자신의 무능력함을 비통해 했고,
결국 인체에 미치는 방사선의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내과의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사실 체르노빌 사건도 그렇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그렇고, 이번에 핵추진 미사일 폭발도 그렇고
전부다 보면 하나같이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 불가항력적인 것은 단 한건도 없었으나,
그렇게 일어난 사고는 말로 할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HBO의 미니시리즈 체르노빌이 인기를 끌었고 나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일본 도쿄올림픽과 맞물려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리고 이번에는 러시아의 핵추진체 미사일이 폭발하는등 방사능과 핵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 방사능이 사람에게 노출이 되면 어떻게 될까?
일단 방사선이 뭘까?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를 두고 우리는 원자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히는 원자보다도 더 작게 쪼갤 수가 있는데
이때 쪼개지며 방출되는 입자선 혹은 전자기파를 두고 우리는 방사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방사능이라고 한다.
위의 체르노빌 트레일러에서 총알이라는 비유를 썼는데
방사선은 총알, 방사능은 총이라고 비유를 해 볼 수 있겠다.
방사능의 종류로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중선자선, X선등 여러가지의 전자기파와 입자선이 있는데 각자 특성이 조금 씩 다르다.
물론 뭘 맞아도 몸에는 해롭다.
알파선은 관통력이 제일 약하다. 종이 한장에 막히는 것을 볼수 있지만, 직접 노출이 되면 암발생 확률이 제일 높다.
감마선은 관통력과 파괴력 둘다 강력하다.
중선자선은 다른 원자를 강하게 때려서 그 원자를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능 물질로 만든다.
원자력 발전소와 핵무기는 모두 이런 연쇄효과를 이용한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이런 방사선은 우리몸에 매우매우 해롭다.
방사선이라는 총알이 우리 몸에 들어가게 되면 세포의 DNA의 염기서열을 끊어버리고 망가뜨린다.
DNA가 망가지면 어떻게 될까?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의 몸의 신호 체계가 박살이 난다고 보면 된다.
신경세포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포는 수명이 다하면 주기적으로 교체가 된다. 오래된 세포는 때와 각질등 여러가지 형태로 떨어져나가며 새로 만들어진 새포가 자리를 대신하는데
DNA가 이것을 만드는 타이머와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세포의 설계도와 타이머가 고장나버린다.
세포가 죽어서 없어졌지만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 그것이 죽는 이유이다.
세포분열속도와 비교적 수명이 짧은 피부, 머리카락, 위장 부터 해서 몸속의 장기들이 조금씩 떨어져나가며 출혈이 시작되고, 면역체계의 파괴로 균의 무방비상태가 되며, 소화를 담당하는 세포가 없어져서 모든 영양분의 흡수가 불가능해진다.
거기에 백혈구도 고장이 나버려서 주변에 있는 것을 모두 공격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뇌와 신경세포는 피폭이 되어도 작동하기 대문에 맨정신으로 고통을 있는대로 다 받다가 죽게 된다.
1999년 9월 30일 일본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사고로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가 보자
혐주의
왼쪽은 오우치 히사시(당시 35세). 오른쪽은 시노하라 마사토(당시 40세) 이다.
오우치 히사시씨다. 왼쪽은 피폭 직후 병원에서 찍은 사진이며 이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어떻게 될지 짐작조차 못했을 정도로 멀쩡했다. 과연 이때 그는 자신의 운명을 알았을까?
우선 사고 경위는 다음과 같다.
이 둘은 핵연료 재처리 회사의 직원들로, 오우치(A)씨가 깔때기를 잡고 있는동안에 시노하라(B)씨가
농축도 18.8% 의 고농축 질산우라늄을 핵연료 침전조에 들이 붓고 있었다.
정상적으로라면, 임계질량이 넘지 않는 선까지만 천천히 부으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 둘은 회사로부터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교육조차 받은 적이 없었고, 필요한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그냥 주어진 양을 바로, 그대로 침전조에 부어넣었다.
그렇게 7통째를 신명나게 부어 넣는 순간, 침전조 속 질산우라늄의 질량은 임계질량인 16kg을 돌파하면서
파란색 불빛(체렌코프 광)과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핵 연쇄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둘은 즉시 구토증상을 호소하며 기절했다.
이 둘을 감독하고 있던 요코가와 유카타씨가 구조대에 연락을 했고 둘은 즉시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오우치 히사시씨가 맞은 피폭량은 약 16~25시버트, 시노하라 마사토씨의 피폭량은 약 6~12시버트다.
참고로 치사량 50%의 피폭량은 4시버트이며 6시버트 부터는 치사량이 95% 이상인걸 고려했을때, 둘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것이나 다름 없다.
오우치씨가 병원에 들어온 직후 찍은 사진이다.
급성 방사선 증후군의 단계로, 악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너무나도 멀쩡해 보인다.
그저 조금 탄것처럼 보이는데, 귀밑 분비샘이 부풀러 올라 뺨이 부푼거 빼고는 겉으로 보이는게 없다.
하지만 방사선에 매우 취약한 침샘은 이미 파괴되어 침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더이상의 대화나 음식섭취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위 사진은 피폭 후 8일 후 사진인데, 아직 피부세포의 교체가 크게 이루어지기 전이라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
아래 사진은 교체가 일어나는 피부세포가 재생되지 못하고 점점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다.
생체조직검사 후 의사들이 우려하던것이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위는 오우치씨의 골수에 들어있는 염색체의 모습이다.
정상인이라면 위의 사진처럼 염색체들이 X자로 뚜렷이 분리되어 보여야 하는데,
방사선이 염기서열을 모두 다 박살 내버려서 본래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오우치씨의 몸 속 설계도가 전부 불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피부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테이프를 몸에서 떼어내면 피부가 같이 뜯겨져 나왔다.
의료진들은 오우치씨를 위해 일반 의료용 테이프를 더이상 쓸 수 없었다.
오우치씨가 입원 후 46일간의 가슴부위의 변화이다. 보다시피 피부가 죽어 탈락되어도 새로운 피부가 전혀 생성되지 못 했다.
11일 째 오우치씨가 평정을 잃고, “난 기니피그가 아니다!” 라고 의료진에게 소리쳤다.
의료진은 오우치씨가 살 가망이 거의 없다는 걸 인정했지만,
일본 법률에 따라 오우치씨를 안락사하는 걸 고려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치료수단을 동원하여 생명을 연장시키기로했다.
사실 방사선 피폭은 의학적으로 치료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이다.
치료과정(고문과 다름 없는)에서 엄청나게 많은양의 마약성 진통제와 진정제를 투여했는데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오우치씨의 표정에서 고통을 읽어낼 수 있었다. 오우치씨는 이미 피부가 사라져 하루에 20L에 달하는 수분을 잃어버리고 있었고,
가족에게 이식받은 골수와 피부조직은 모두 자리잡지 못 하고 죽어버렸다.
장 내 세포가 죽어 떨어지면서 융털이 사라지고 주름이 모두 사라졌으며, 하루에 3L에 달하는 혈액이 장에서 흘러나왔다.
인체의 근육은 피부와는 달리 교체 주기가 10년에서 15년이다. 따라서 방사선에 그나마 잘견딘다고 할 수 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스스로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오우치씨의 피폭량이 너무나도 높아서 근육조차 견디지 못하고 빠르게 분해되어 뼈에서 떨어져 나갔다.
치료 도중 여러차례의 심정지로 부터 소생술을 받고 생명을 연장하다 83일째 오우치 씨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부검 결과 유일하게 멀쩡한 장기는 오우치씨의 심장 뿐이었다.
이번에는 시노하라 마사토의 경과를 살펴보자
*혐주의
시노하라씨는 오우치씨보다는 피폭량이 적었지만, 이미 그 수치도 치사량을 훌쩍 넘어버린 양이었다.
애초에 과거 체르노빌에서 6시버트 이상의 피폭을 받은 22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더군다나 같이 견디던 오우치씨의 고통과 사망소식을 모를리 없었기에, 그 심적 두려움과 고통은 엄청났을 것이다.
3주까지만 하도 멀쩡해 보이던 손이 빠르게 망가지는 모습이다.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의 손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얼굴의 피부가 완전히 떨어져나가 살갖이 그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시노하라씨도 오우치씨가 겪었던 수순을 그대로 밟았다. 모든 피부가 떨어져 나가고, 장기가 망가졌다.
유전자가 일치하는 조혈모세포 기부자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탯줄에서 추출한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았고,
온몸의 90%에 달하는 범위의 피부이식술을 시행했지만 미상의 이유로 이식된 피부가 자리잡지 못 하고 말라비틀어져 딱딱해졌다.
후에 부검을 위해 피부를 자를 때, 바삭거리는 소리가 날 수준이었다고 한다..
시노하라씨는 피폭사고가 난지 2개월이 지난 2000년 1월까지도 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면역체계의 파괴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한 여러 합병증으로 인해 폐렴, 혈전미세혈관병(혈관길막) 등등 몸이 파괴되어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증상과 병을 지닌 채로 2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몸에 들어 있던 모든 장기란 장기는 오우치씨와 마찬가지로 멀쩡한 것이 거의 없었다.
주치의 중 한명이었던 마에카와씨는 치료과정에서의 자신의 무능력함을 비통해 했고,
결국 인체에 미치는 방사선의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내과의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사실 체르노빌 사건도 그렇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그렇고, 이번에 핵추진 미사일 폭발도 그렇고
전부다 보면 하나같이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 불가항력적인 것은 단 한건도 없었으나,
그렇게 일어난 사고는 말로 할 수 없다.